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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사이】고향 견문: ‘진풍(真瘋)’- (제 1 부)  
   2021-10-23 22:37:32 | 조회 : 157
고향 견문: ‘진풍(真瘋)’- (제 1 부)

2021년 8월 26일 문화채널, 천인(天人)사이
글: 옌스(言實)

[밍후이왕] 아버지의 양어머니를 저는 양할머니라 불렀습니다. 양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저는 아직 어렸고, 미소 짓는 할머니였던 것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우리 할머니가 양할머니에 대해 제게 들려주신 이야기를 그대로 적은 것입니다.

할머니가 들려주신 양할머니 이야기

“너의 양할머니(아버지의 양어머니)를 나는 친정 항렬에 따라 형님이라
부르지만, 너의 아버지의 외할머니보다 몇 살이 더 많았다.

그 형님네는 시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시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형님이 무서운 사람이라고 했다. 그녀는 겉으로 보이는 옷은 잘 챙겨 입혔지만, 음식은 잘해주지 않았다. 형님의 시아버지는 1년 내내 채소밭에서 바빴고, 매일 집에 들어가기 전에 집에서 식구들이 밥을 다 먹었다고 생각되면 그때야 집에 들어갔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내는 동안 노인은 점점 더 수척해졌다. 사람들은 노인에게 왜 뼈만 남았냐고 물었다. 노인은 미소 지으며 “늙어서 마르는 건 돈으로도 막지 못해”라고 말했다. 아들이 노인에게 어디 불편한 데가 있는지 물어도 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괜찮다고 고개를 저었다.

내가 결혼한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한창 추울 때는 신부가 친정에 가서 한동안 머무는 농촌 풍속에 따라 나는 친정에 갔다. 방안에 앉아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밖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는 재주부리는 사람이 원숭이를 데리고 온 것 같다고 하셨다. 문 앞에 결혼 대련을 보고 돈 달라고 온 것 같으니 안 좋은 말 나오기 전에 빨리 잔돈을 줘서 보내라고 하셨다.

빨간 봉투에서 잔돈을 꺼내는데 한 무리 사람이 웃고 떠들며 들어왔다. 나중에 보니 네 양할머니(이때 아직은 양할머니가 아니었음)와 구경꾼들이었다. 그때 나는 갓 결혼해서 아이가 없었고, 이후에 그녀가 네 아버지의 양어머니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 부엌으로 걸어가더니 마치 자기 집인 양, 그릇을 꺼내 항아리에서 찬물을 떠서 마셨다. 따라온 아이들은 웃으며 큰소리로 숫자를 셌다. “한 모금, 두 모금, 세 모금!”

나는 어머니와 함께 부엌에 들어가 봤다. 양할머니가 추운 날 찬물을 반 그릇이나 마신 것을 보고 우리는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물을 다 마신 후 그릇을 씻어 놓고, 어머니에게 절하면서 입으로 중얼거렸다. “숙모님, 숙모님의 물이 제 마음을 깨끗이 씻어줘서 감사합니다. 제가 시아버님께 몹쓸 짓을 해서 하늘의 신이 저에게 벌을 내렸습니다. 신은 제게 마을 모든 집의 찬물을 마시고 마음을 맑게 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용서해 주시면 일어나고 그렇지 않으면 저는 무릎을 꿇고 있겠습니다.”

어머니가 겁에 질려 벌벌 떨며 감히 말하지 못하자 네 양할머니는 무릎을 꿇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우리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같이 온 아이들이 소리쳤다. “어서 용서한다고 말씀하시면 일어나요! 집집마다 가서 이렇게 했어요. 동네를 반 이상 돌았어요!” 나는 황급히 “용서합니다!”라고 말하면서 그녀를 끌어올렸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동생이 말하면 안 돼요. 숙모님이 말해야 합니다.” 어머니가 얼른 “용서합니다, 용서합니다! 빨리 일어나세요!”라고 말하니 그녀는 절을 한 번 하고 일어났다. 그리고는 다른 집에 가서 찬물을 마시고 마음을 깨끗이 씻고 절을 해야 한다면서 가버렸다.

그제야 나는 그녀가 맨발이고 머리도 옛날 양식으로 빗었으며, 거친 흰색 바지와 흰색 블라우스를 입은 걸 보았다. 그때는 엄동설한이었다. 어른과 아이 모두 밖으로 세 겹, 안으로 세 겹씩 입었는데 그녀만 홑겹 옷을 입고 집마다 다니며 찬물을 마시고 있었다. 어머니가 서둘러 솜옷을 가져와서 걸쳐주니 그녀는 뿌리치면서 큰소리로 필요 없다고 말했다. 신이 자기에게 천벌을 내려 따뜻하게 입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뒤따라온 사람들이 알려주었는데, 가족이 그녀를 병원에 보내려고 남자 몇 명이서 잡으려 해도 잡지를 못 해 이렇게 내버려 두고 있다고 했다.

그날 그녀는 맨발에 홑옷으로 온 마을을 다니며 한 집도 빠지지 않고 가서 찬물을 반 그릇씩 마시며 절을 했다. 그녀가 마을의 마지막 집에서 나왔을 때는 해가 지고 있었다. 그녀는 거리에서 외쳤다. “요리하러 집에 갈 시간이네요. 오늘은 아버님을 위해 칼국수를 만들고 달걀 두 개를 같이 삶을 거예요.”

구경꾼들은 그녀가 집에 가자마자 손을 씻고 밀가루를 반죽해서 국수를 만들었고, 삶을 때 달걀 2개를 넣었으며, 국수가 다 익자 두 손으로 시아버지께 갖다 드렸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그녀가 여전히 요리를 재빠르게 하는 걸 보며 더는 걱정하지 않고 모두 식사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다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남은 음식을 먹었다. 이는 자기가 예전에 시아버님께 남은 음식을 드시게 한 잘못을 갚는 것이라고 했다. 설거지를 마치고 나면 그녀는 또 집을 뛰쳐나갔다. 날이 어두워져 가족들이 걱정돼서 따라 나가니 그녀는 가족들을 문 안으로 밀어 넣고 가버렸다.

겨울밤은 어둡고 추웠다. 구경꾼들은 호기심이 사라져 집에 밥 먹으러 가고 그녀를 따라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음날 이웃들은 그녀가 건초 더미에서 잔 흔적을 발견했다. 며칠 후, 사람들은 그녀가 밤에 실컷 돌아다니다 건초 더미에서 잠잔다는 걸 알게 됐다. 양할머니는 해가 뜨자마자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 마당을 청소하고 요리도 했는데, 일을 매우 잘했다.

농촌은 겨울에 소, 양, 돼지를 훔치는 도둑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밤에 흰옷을 입고 거리를 다녔기 때문에 도둑이 감히 마을로 들어오지 못했다.

봄이 되자 농사일이 시작됐다. 네 양할머니는 인분을 퍼 나르고 괭이로 땅을 팠다. 더러운 일은 하지 않던 그녀가 서둘러 일하며 자기 집 일이건 남의 집 일이건 상관하지 않았다. 일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는데 아무도 말릴 수가 없었다. 할 일이 없으면 그녀는 미친 듯이 돌아다녔다. 바람이 불고 비가와도, 한여름의 땡볕과 한겨울의 눈보라 속에서도, 날씨가 나쁠수록 더 밖으로 뛰쳐나갔다. 길에 돌이나 벽돌 조각이 있으면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곳에 치웠다. 거지가 오면 집에 가서 마른 음식을 가져와서 먹으라고 주었고, 달라는 대로 주었다.

이 정도로 그친다면 매우 미쳤다고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은 그보다 더 심했다. 그녀는 겨울에 발이 얼어서 갈라져도 신발도 신지 않고 눈길에서 걸어 다니며 두 줄의 핏자국을 남겨놓았다. 바람이 불고 눈이 오는 날, 돌처럼 얼어붙은 길가의 당나귀 똥을 주워 먹었는데, 아무도 빼앗지 못했다. 먹으면서 “완자 튀김, 고소해!”라고 말했다. 다른 집의 문밖에 매어 놓은 노새가 오줌을 싸는 모습을 보고는 달려가서 손으로 받아 마셨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가엾게 여겨 감히 노새나 말을 밖에 묶어두지 못했다.

가족은 마음이 괴롭고 슬퍼서 그녀가 외출하지 못하도록 방에 가두었다. 하지만 자물쇠를 어떻게 열었는지 문을 잠근 사람이 고개를 돌린 순간 그녀는 이미 문밖에 서 있었다. 두꺼운 밧줄로도 묶어 놓을 수 없었으며 쇠사슬도 무용지물이었다. 명절에 좋은 음식이 많아 그녀에게 닭다리를 하나 주면 바로 옆집 개에게 주었다.

그녀가 이렇게 미쳤지만, 가끔 말할 때 보면 바보가 아니었다. 설날에는 똑바로 앉아 두 아들이 절하기를 기다렸다가 아들이 절을 마치면 자기가 예전에 했던 것 같은 행동을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그녀는 매일 그 흰 바지와 흰 블라우스를 입었다. 아무도 그녀가 씻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항상 흰색이었고 더러운 자국이 전혀 없었다. 일을 하지 않고 매일 집에 앉아 있으면 옷이 더러워지지 않아도 별로 이상하지 않지만, 그녀는 온갖 더러운 일을 다 했다.

그렇게 꼬박 3년을 미쳤다. 3년 전 미치기 시작했던 바로 그날 오후가 되자, 그녀는 단번에 나았다. 가족들이 보니 그녀는 설거지를 끝내고도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았다. 물을 끓여서 씻은 후 예전의 옷으로 갈아입고는 양말과 신발을 신었다. 또 혼자 머리를 자르고 빗질도 원래 하던 대로 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 미친 짓을 하지 않으니, 노인네가 누린 복도 끝나서 또 남은 음식을 먹게 되겠네.” 하고 수군댔다. 그러나 그녀는 시아버지를 자기가 미쳤을 때처럼 잘 대해 드렸다. 시아버지께 효도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친절했다.

어떤 눈치 없는 사람이 그녀에게 “예전에 당나귀 똥을 갉아먹고 말 오줌을 마셨던 것 기억하나요?”라고 묻자 그녀는 그저 입을 오므리고 웃을 뿐이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누가 이렇게 결점을 들추어 말하면 진작에 욕을 퍼부었을 것이다.

(다음 이야기는 제 2 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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