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선량한 사람을 돕는다(天佑善人)

명(明)나라 가정(嘉靖) 원년, 의진현(儀真縣)에 사는 김(金)씨 성을 가진 사람이 전당포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도적 떼가 출몰해 거의 모든 부자의 재산을 약탈했습니다. 하지만 김씨의 전당포는 아무 일 없이 무사했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현령(縣令)은 김씨가 도적들과 공모한 게 아닐까 의심이 들었습니다.

현령은 체포된 도적이 관아로 압송됐을 때 왜 김씨의 집은 약탈하지 않았는지 물었습니다. 도적은 “몇 번이나 그 집의 물건을 훔치러 갔지만 그때마다 지붕 위에 황금갑옷을 입은 신들이 그의 집을 지키고 있어서 들어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현령은 도적의 말이 믿기지 않아 이번에는 김씨의 이웃 사람들을 찾아가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한결같이 “김씨는 덕을 쌓은 선량한 사람이며, 다른 전당포는 늘 물건을 헐값에 사서 이자를 높게 물립니다. 그러나 김씨는 늘 공정하게 거래합니다. 심지어 물건을 비싸게 사 주기도 하고, 또 갚을 돈이 없을 땐 나중에 갚아도 된다며 편의를 봐주었습니다. 친척이나 노약자, 또는 가난한 사람에게는 이자를 면제해주기도 했습니다. 겨울에는 겨울옷값만큼의 이자를 면제해주었고, 여름에는 여름옷값만큼의 이자를 면제해주었는데, 해마다 그렇게 선을 베풀었습니다. 하늘이 선량한 김씨를 도와 그렇게 보호해 준 것입니다.”

사정을 알게 된 현령은 비로소 도적의 말을 믿었습니다. 그리하여 김씨의 선행과 미덕을 칭찬하면서 상을 내렸으며, 조정에서 순시하던 관원도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되어 나라에서도 김씨에게 상을 내렸습니다.

김씨의 선행은 ‘장사꾼 열이면 아홉은 간상배’라는 옛말을 무색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